O - 울고 싶지만 영어공부는 하고 싶어
영어공부에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도 그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영어공부한 지 1422일차인데 말이죠.
목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어공부하는 것이 제게 충족감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유를 몰라도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 수 있죠. 사랑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게 영어공부는 그저 하고 싶은 것이지 이유를 따져 가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제까지의 영어공부 과정을 돌아보면 영어 자체가 좋은 것도 있지만, 영어공부를 통해서 원하는 내 모습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는 확신이 점차적으로 커진 느낌도 있습니다. 이 또한 영어공부 지속의 중요한 동기이자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 영어공부는 최선의 나를 현실화하는 하나의 수단일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다시 한 번 누군가 제게 영어공부 왜 하냐고 묻는다면, 영어공부가 나의 best version으로 가는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겠습니다.
그 베스트 버전의 근간은 품위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품위 있는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그저 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최선을 다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는 것을 마음 깊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테고, 좌절감도 과정의 일부임을 반복적으로 되새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결과와 같은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기와 같은 내부 요인에 의해서도 잘 영향 받지 않으며 스스로가 추구하는 바를 묵묵히 실행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멋질 것 같지만, 너무 인간미 없으려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영어공부는 이런 이상적인 모습과 태도를 현실화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일에 치여 울고 싶은 날이 이어질 때도 어떻게 하면 영어공부를 지속할 수 있을지 궁리하는지 모릅니다.